집주인 대출 뜻과 위험, 셀러파이낸싱 세금 문제 3가지

집주인 대출 뜻과 위험, 셀러파이낸싱 세금 문제 3가지

29억원짜리 잠실 아파트를 현금 10억원만 들고 사는 거래가 등장했습니다. 나머지 19억원은 은행이 아니라 집을 파는 사람에게 빌리는 조건입니다.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시장에 나온 매물입니다. 요즘 부동산 앱에서 "집주인 대출 가능", "매도인 근저당 협의"라는 문구를 본 적이 있다면 바로 이 거래입니다.

그런데 이 방식, 정말 괜찮은 걸까요. 구조 자체는 단순한데 문제는 갚아야 하는 시점이 생각보다 훨씬 빨리 온다는 데 있습니다.

집주인 대출, 한마디로 무엇인가

정식 명칭은 셀러 파이낸싱(seller financing), 우리말로는 매도인 금융입니다.

쉽게 말하면 집을 파는 사람이 은행 역할을 대신하는 것입니다. 사는 사람이 잔금을 다 못 치르면, 그 부족한 금액을 파는 사람이 빌려주고 나중에 이자와 함께 돌려받습니다. 집주인이 대출을 받는 게 아니라, 집주인이 빌려주는 쪽이라는 점을 먼저 짚어 두겠습니다.

거래 순서는 이렇습니다. 첫째, 매수인이 계약금과 일부 잔금을 현금으로 냅니다. 둘째, 남은 금액에 대해 금전소비대차 계약서, 흔히 말하는 차용증을 씁니다. 셋째, 소유권 이전 등기와 동시에 매도인이 그 집에 근저당권을 설정합니다. 넷째, 매수인은 약속한 기간 동안 이자를 내고 만기에 원금을 갚습니다.

근저당권이 핵심입니다. 매수인이 돈을 못 갚을 경우 매도인이 그 집을 경매에 넘겨 돈을 회수할 수 있도록 등기부에 걸어 두는 장치입니다.

왜 지금 갑자기 늘었을까

대출 규제 강화의 영향이 가장 크지만, 그것만으로 전부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2025년 10월 16일 시행된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따라, 규제지역에서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은 집값 15억원 이하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최대 4억원, 25억원 초과는 최대 2억원으로 한도가 나뉩니다. 집값 대비 빌릴 수 있는 비율인 LTV도 무주택자 기준 40%로 낮아졌고, 2주택 이상 보유자는 주택 구입 목적 대출이 원칙적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서울 25개 자치구 전역이 규제지역이니, 29억원짜리 집이라면 주택담보대출 최대한도가 2억원입니다. 그런데 이 2억원은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아니라 넘을 수 없는 상한선입니다. 실제 대출액은 LTV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소득, 기존 부채에 따라 더 줄거나 아예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매도인 금융을 쓰지 않는다면 매매대금과 실제 대출액의 차액을 전부 따로 마련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매도인과 매수인의 이해가 맞아떨어집니다. 매도인은 값을 깎지 않고도 거래를 성사시킬 여지가 생기고, 매수인은 부족한 잔금을 메울 수 있습니다.

관심이 커진 계기도 있었습니다. 2026년 7월 14일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분당 아파트를 29억원에 매각하면서 매수인을 채무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17억77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실이 알려진 뒤, 비슷한 조건을 내건 매물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실은 매수인 사정을 고려한 것이며 10월 잔금이 들어오면 근저당권을 없앨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한 부동산 플랫폼 기준 7월 24일 전국 16건, 서울 11건 수준으로 아직 큰 시장은 아닙니다.

실제 매물 조건은 이렇습니다

숫자로 보면 감이 더 빨리 옵니다. 아래는 2026년 7월 하순 언론 보도로 확인된 사례이며, 매물 조건은 언제든 바뀔 수 있습니다.

송파구 잠실동 파크리오 전용 59㎡는 매매가 29억원에 "10억원만 준비하면 나머지 19억원은 매도인이 빌려준다"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금리와 기간은 협의 사항입니다.

강남구 자곡동의 20억원대 매물은 조건이 더 구체적입니다. 집주인 대출 6억원, 금리 연 5.5% 수준, 상환 기간 최대 4년입니다.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84㎡는 46억원대 호가에 "매도인 근저당 10억원 내에서 협의 가능"이라는 문구가 달렸습니다.

지역도 넓어지는 분위기입니다. 강남과 송파를 시작으로 성동·성북·광명·수원 광교, 부산 해운대까지 비슷한 매물이 나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분들이 놓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저 조건들이 매달 실제로 얼마의 부담이 되는지입니다.

매수인이 놓치기 쉬운 3가지

첫째, 이자가 생각보다 무겁습니다.

자곡동 매물처럼 6억원을 연 5.5%로 빌리면 이자만 연 3300만원, 월 275만원입니다. 파크리오 사례의 19억원에 같은 금리를 적용해 보면 연 1억450만원, 월 870만원 수준이 됩니다. 원금은 한 푼도 줄지 않는 상태에서 나가는 돈입니다.

은행 주택담보대출은 긴 기간에 걸쳐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는 상품이 일반적입니다. 반면 지금까지 알려진 집주인 대출 매물 중에는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한꺼번에 갚는 조건이 있습니다. 장기 분할상환 대출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둘째, 확인된 매물은 상환 기간이 은행 대출보다 짧습니다.

이게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잔금 지급을 1년 정도 미루는 경우가 많고 매도인에 따라 최대 4년까지 협의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안에 원금을 갚으려면 은행에서 다시 빌리거나, 집을 팔거나, 현금을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시점에도 지금과 비슷한 규제가 유지된다면 필요한 금액만큼 은행에서 빌리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매도인 근저당이 남아 있거나 소득과 DSR 요건을 채우지 못하면 선택지는 더 줄어듭니다. 집을 산 순간 유주택자가 된다는 점도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결국 자기자금으로 갚거나, 은행 대출로 전환하거나, 집을 처분하는 세 갈래입니다. 이 가운데 집값 상승을 전제로 한 매각에 기대는 순간 위험은 크게 올라갑니다.

셋째, 이미 근저당이 잡힌 집이라 추가 대출이 어렵습니다.

매도인의 근저당권이 앞순위로 설정돼 있으면 담보로 남은 여력이 줄어듭니다. 나중에 은행에서 추가 대출을 받거나 더 좋은 조건으로 갈아타려 할 때 거절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자금 계획의 선택지가 스스로 좁아지는 셈입니다.

매도인도 안전하지는 않습니다

빌려주는 쪽 역시 은행이 하던 일을 대신 떠안습니다.

매수인이 이자를 안 내거나 만기에 원금을 못 갚으면 경매를 신청해야 합니다. 그런데 경매까지 가면 시간과 비용이 들고, 낙찰가가 시세보다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주의할 부분이 있습니다. 그 집에 선순위 임차인이 있으면 임차보증금이 매도인의 근저당채권보다 먼저 변제될 수 있습니다. 근저당권을 잡았다고 해서 빌려준 돈 전액을 돌려받는다는 보장은 없다는 뜻입니다.

집값이 떨어지는 상황이면 회수율은 더 낮아집니다. 매도인이 매수인의 소득과 상환 능력을 은행처럼 직접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세금, 여기서 대부분 헷갈립니다

거래 자체가 허용된다고 해서 세금까지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세 가지를 나눠서 봐야 합니다.

이자가 너무 싸면 증여세가 붙을 수 있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41조의4는 돈을 무상으로 빌리거나 적정 이자율보다 낮게 빌린 경우, 그 차액만큼을 증여로 봅니다.

세법상 **적정 이자율은 연 4.6%**입니다. 여기서 계산된 이익이 연 1000만원 미만이면 과세하지 않습니다. 계산상 약 2억1700만원까지는 무이자로 빌려도 이 이익이 연 1000만원에 못 미칩니다.

19억원을 무이자로 빌린다면 계산상 연 8740만원의 이익이 생기므로 증여세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앞서 본 매물의 연 5.5% 금리는 적정 이자율 4.6%보다 높습니다. 다만 금리를 그렇게 정한 구체적인 이유까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주의할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이 규정은 가족 사이에만 적용되는 게 아닙니다. 특수관계인이 아닌 남남 사이 거래라도 거래 관행상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경우에는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과세 여부는 개별 사안의 정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세무 전문가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자를 낼 때 27.5%를 떼서 신고해야 합니다

이 부분을 모르는 분이 많습니다.

개인 간 대여로 받는 이자는 세법상 비영업대금의 이익으로 분류돼 소득세 25%, 지방소득세 2.5%를 합쳐 **27.5%**를 원천징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세금을 떼서 내야 할 사람은 돈을 받는 매도인이 아니라 이자를 지급하는 매수인입니다. 월 275만원의 이자를 준다면 약 75만6000원을 뗀 199만원가량만 건네고, 뗀 금액은 다음 달 10일까지 신고·납부해야 합니다.

차용증만 잘 쓰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여기에 매도인의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자금조달계획서에 그대로 적어야 합니다

규제지역에서 주택을 사면 금액과 관계없이 자금조달계획서를 내야 합니다. 투기과열지구라면 증빙서류까지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집주인에게 빌린 돈은 그 밖의 차입금 항목에 적고 차용증 사본 등으로 증빙해야 합니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서류에 차용금이라고 적었다고 해서 차입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과세당국은 계약서만 보지 않고 거래의 실질을 함께 봅니다. 이자를 실제로 냈는지, 원금을 갚을 능력이 있는지, 약속대로 이행하고 있는지를 따집니다. 이런 기록이 계좌에 남아 있지 않으면 나중에 자금출처 조사에서 증여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자주 나오는 질문 세 가지

집주인 대출은 불법인가요

불법은 아닙니다. 민법상 개인 간 금전소비대차로 유효하고, 금융당국도 사적 거래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금융회사 대출 같은 표준화된 심사와 소비자보호 체계는 없고, 규제를 우회하는 성격이라는 지적이 있어 향후 제도 변화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근저당이 있으면 은행 대출이 아예 안 되나요

무조건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회사와 상품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니, 계약 전에 거래 은행에 미리 문의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계약서에 꼭 넣어야 할 조건은 무엇인가요

최소한 네 가지입니다. 약정이자율, 연체이자율, 기한이익 상실 조건, 그리고 중도상환 가능 여부입니다. 특히 기한이익 상실 조건은 몇 회 연체하면 원금을 바로 갚아야 하는지를 정하는 항목이라 양쪽 모두에게 중요합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개인 간 거래라도 이자제한법에 따라 연 20%를 넘는 이자는 받을 수 없습니다. 앞서 나온 4.6%와 헷갈리기 쉬운데 성격이 서로 다릅니다. 세법상 4.6%는 이자를 적게 받았을 때 증여이익을 계산하는 기준율이고, 이자제한법 연 20%는 개인 간 거래에서도 실제로 넘을 수 없는 최고이자율입니다.

이때 약정이자만 따지면 안 됩니다. 연체이자는 물론 중도상환수수료처럼 돈을 빌려준 대가로 볼 수 있는 항목까지 모두 합쳐서 연 20%를 넘지 않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래서 검토한다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할까

매수인이라면 월 이자가 아니라 만기부터 계산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지금 살 수 있는 집이 아닐 가능성이 큽니다.

매도인이라면 근저당권 설정만으로 안심하지 마시고, 등기부등본에서 선순위 권리와 임차인 현황을 먼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양쪽 모두에게 공통으로 필요한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적용할 이자율과 그에 따른 예상 증여이익을 세무 전문가에게 미리 확인받는 것. 둘째, 차용 조건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적고 필요하다면 집행력 있는 공정증서로 작성할지 법률 전문가와 검토하는 것. 셋째, 이자는 반드시 계좌이체로 남기고 원천징수 절차까지 함께 점검받는 것입니다.

집주인 대출은 지금 당장의 잔금 문제를 해결해 주는 방법일 뿐, 자금 부담을 없애 주는 방법이 아닙니다. 대출 규제와 세법은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으니, 실제 계약 전에는 국세청 홈택스와 세무 전문가를 통해 최신 기준을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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